대전법원 전경 대전법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말 대전에서 숨진 만 2세 아이에게 30대 친부모가 반복된 폭행은 물론 성인도 먹기 어려워하는 불닭볶음면 소스와 소주를 먹여 괴롭힌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대전지법 11형사부(최석진 부장판사)는 6일 아동학대살해, 상습아동학대, 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 부부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재판에서 검찰은 A씨 부부가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의 건강이 좋지 않고, 의료비 등 부담이 가중되자 양육에 회의감을 갖게 돼 학대로 이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병원을 퇴원한 아이에게 무리하게 이유식을 먹였고, 영양 섭취가 제대로 안 된 아이는 영양결핍 상태에 놓였습니다.

그러면서 발로 차거나 뺨을 때리는 등 지난해 10월쯤부터 수시로 폭행을 일삼았고, 아이가 앉아 있을 때 밀쳐 머리 뒷부분이 바닥에 부딪히게 만드는 등 곳곳에 골절이 반복적으로 생겼습니다.

또 지난해 12월 15일에는 성인에게도 맵기로 소문난 불닭볶음면 소스를 티스푼에 담아 먹이고, 아이 상태가 안 좋아 보이자, 약병에 소주를 넣어 마시게 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채 방치했고, 아이는 결국 다음 날 숨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아이가 죽은 뒤에도 곧바로 신고하지 않고 자신들의 학대 행위가 발각되는 것이 두려워 방치하다가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신고했다"며 "두 사람은 서로의 학대 행위를 알면서도 조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변호인 측은 "피고인들은 기본적으로 반성하고 있고, 부인할 마음이 없다"며 "다만 살해 의도가 없고 학대 행위와 사망 인과관계 부분은 소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숨진 아이 측 변호인은 "피해자는 당시 만 2세로 스스로 보호하거나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며 "피해자가 이미 숨지고 의견을 말할 친척도 없어, 변호인으로서 엄벌을 탄원한다"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